2025 회고

2025 회고
2019년부터 사용해온 내 폰들

늦었지만 지금에 와서 2025년 회고를 작성한다. 진작 썼어야 했는데 최근에 잠시 무너졌다.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데미지가 누적됐나보다. 주말에 20시간씩 자고 그러다가 요즘은 오랜만에 약을 먹고 있다. 예전부터 생각한건데 약이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플라시보 효과라도 얻으면 좋은거 아닐까 싶다. 그렇게 기계처럼 할 일들을 하며 무기력하게 보내던 와중 다시 내 자신을 찾고 싶어 글을 쓴다.

KPT는 너무 재미가 없기도 하고 기록 용도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형식을 변경하여 작성한다.

2025년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태동의 해'라고 하고 싶다. 결과가 명확하게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상상하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조금씩 움직이며 기반을 쌓았던 한 해였다.

2025 기억에 남는 것들

군 전역

2025년 3월 부로 육군 SW개발병 만기전역을 했다. 항상 군대는 나에게 족쇄처럼 묶여있는 존재였는데 이를 풀고 나니 할 수 있는게 너무 많아져서 좋다. 군대라는 공간이 항상 무언가가 부족한 곳이다보니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어느때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과거에는 막연히 사람들이 많이 쓰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 안에서 나는 수많은 생각들을 하며 창업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군대에서 소중한 인연들도 만날 수 있었다. 그냥 일반병으로 갔었다면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었을텐데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어서 즐겁게 군생활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지금 창업을 진행하고 있는 친구도 여기에서 만났다. 또 가고 싶지는 않지만 내 인생을 바꿀만한 경험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취업

군 입대 전까지 약 4년 동안은 프리랜서 활동을 하며 학업을 병행해왔다. 나름 부모님에게 손 안 벌리고 나 스스로 돈을 벌고 쓰는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군대를 가며 일은 끊기고, AI도 발전하며 이젠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던 와중 한 분 께서 나를 좋게 봐주셔서 초기 스타트업에서 7월부터 근무할 수 있었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지원하기 애매했던 상황 속에서 나에게 너무 좋은 제안이었다. 또한, 조건이 너무 좋았다. 나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인데 이를 모두 허락해주고 재택 및 자율근무제로 돌려주셨다. 앞으로 다른 회사를 다니게 되어도 이런 조건이 있을까 싶다.

창업 준비

창업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생겼고, 과거에 관련 대회도 많이 나가 수상하였다보니 이제는 이를 실현할 때가 왔다 싶었다. 다양한 지원사업을 알아봤고 아직 아이디어만 있었기 때문에 다양한 후보들 중 KAIST에서 진행하는 창업 프로그램 중 하나에 참여하여 약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MVP를 개발하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많았는데 두 명이라는 적은 인원으로 이를 잘 헤쳐나간게 한편으로 뿌듯하기도 하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보안 쪽으로 진행하였으나, 창업은 내가 좋아하고 잘 아는 도메인으로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현재는 피봇팅하고 있다.

동아리 회장

2021년부터 대학교 내에서 유일하게 하고 있는 동아리의 회장을 맡게 되었다. 나름 대학교에서 가장 실력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중앙동아리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 내가 이를 맡게 되어 자부심이 있다. 고등학생 때 전교회장, 동아리 회장 이후 이런거 절대 안하겠다고 마음 속으로 수없이 되뇌었으나 나의 본능을 억누를 수 없었다. 올해까지 쭉 맡게 될 생각인데 내가 그 동안 이 동아리를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나는 워낙 기존의 큰 틀을 유지시키며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려는 사람이라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까지 간다면 나름 좋은 방향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아리 회장을 맡으며 여러 사건이 있었고, 나의 부족함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이 경험들을 통해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갈 수 있었던 것 같아 지금 돌이켜보면 다행인 것 같다.

독서 10권+ / 독서 습관

나는 소설을 별로 안 좋아한다. 성인되고 읽은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이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 정도이다. 감정이입을 엄청 하는 F 90%이기 때문에 책 하나하나마다 감정소모가 너무 심하다. 비슷한 맥락으로 드라마, 영화도 즐겨 보지 않는다. 대신 자기계발 서적을 읽는다. 인생에 도움되는 얘기여서 뿌듯하기도 하고 애초에 잘 읽힌다. 중간에 끊고 나중에 봐도 큰 지장이 없어서 편하다. 원래 나는 책을 읽으려면 집에서 시간을 내 잠깐 읽다가 졸려서 자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생활 패턴도 많이 바뀌었었는데 그러지 않기 위해 이제는 이동하면서 책을 읽는다. 또한, 카페에 갈 때도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노트북을 안 들고 가려고 한다. 항상 책 한 권, 노트, 필기구 이렇게 챙겨 다니며 중간중간 Input을 한다. 일은 회사, 집에서 하는게 훨씬 쾌적하고 생산성도 높다. 이동시간 같이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소들이 많은 공간에서는 Input을 하고 이를 가공하는 것은 나중에 집중해서 하는게 알맞은 루틴인 것 같다.

콘서트

앞에 너무 생산적이고 진지한 얘기만 나열해서 잠깐 숨을 돌리자면 나는 노래를 엄청 좋아한다. 특히 넬, 구름 이 두 아티스트를 가장 좋아하고 한로로, 이승윤 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듣는데 이를 현장에서 즐기기 위해 콘서트를 많이 가려고 했다. 갈때마다 생각 정리도 되고 더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동기부여가 된다.

1월에 한로로 단독콘서트, 3월에 더글로우, 5월에 바이바이배드맨 단독공연, 11월에 윤지영 단독공연, 한로로 단독콘서트, 12월에 이승윤 단독콘서트, 넬 크리스마스 콘서트

이렇게 보니까 많이 가긴 했다. 내년엔 더 많이 가고 싶다.

시간이 엄청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2025 Problem

이렇게 쭉 돌아봤을 때 2026년에는 고쳐야 할 것 같은 문제점들이 보여 나열해본다.

판을 벌리고 힘들어하는 것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과거부터 항상 느껴왔던 문제점이지만 내 체력으로 100%의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면 120%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는 느낌이다. 항상 오버해서 일을 잡아놓으니까 쉽게 지치는 것 같다.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지친다. 주변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로 일을 줄이는게 맞다고 하는데 이게 참 쉽지 않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한다.

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많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결국 장기전에서는 먼저 퍼지지 않는 사람이 승자다. 작년에는 몸을 혹사시켰다. 올해에는 어느정도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산관리 실패

누구나 그렇겠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확실히 조금씩 반복되는 소비가 구멍을 크게 낸듯 하다. 현재 전세로 1억이라는 돈이 묶여있기도 하고 이번에 유난히 배달을 많이 시켰다. 위에서 말했듯이 콘서트도 갔고 앨범도 구매했고.. 생산성 도구들 구독에.... 막상 되짚어보니 소비가 꽤 많았다. 크게 쓴 것은 없는데 작게 많이 썼다. 보다 더 체계적인 소비가 필요하다. 올해에는 크게 돈이 나갈 일이 있다보니 유독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확실히 기록을 해야 한다.

Work, Live 경계 명확하게

결국 나는 워라밸이 정말 중요한 사람이다. 작년에는 재택근무 시스템 때문에 그런가 일과 휴식이 많이 뒤섞여 있는 느낌이었다. 집 자체가 좁아서 공간 분리가 안된 것도 한 몫 했다. 올해에 이사를 가는데 그 곳은 지금보다는 넓은 곳이라 어느정도 분리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워라밸에는 규칙적인 생활이 진짜 중요한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잠이 많은 편인데 낮잠을 잘못 자버리면 밤에는 절대 잘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렇게 패턴이 밀리게 되면 집중이 잘 안된다.

2026 Goals

올해에는 단순 개발 말고도 다양한 역량을 늘리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너무 일만 하다보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없다.

  1. Youtube 채널 운영하기
  2. 영어 실력 갖추기: 내 생각을 느리더라도 남에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
  3. 글로벌 타겟 마이크로 서비스 분기당 최소 1개 배포
  4. 몸무게 60kg 달성
  5. 사진 기록 계정 다시 시작

마무리하며

작년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마음고생도 좀 많이 했다. 그 일들 중에 당연히 올해까지 이어져오는 일들이 많은데 올해를 진짜 잘 버텨야 한다. 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자 무너지기 딱 좋은 시기가 된 것 같다.

요즘 세상이 너무 빠르다. 내가 뛰어가는 속도보다 세상이 나에게서 도망가는 속도가 더 빠르다. 나는 예전부터 제너럴리스트를 지향했던 사람이지만 지금 이 세상은 제너럴리스트가 되기 어느 때보다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런다고 어떡하겠나. 나는 열심히 달려야지.

뭐가 됐든 주변 사람들을 보며 느끼는건데 그러려니 하는 자세가 인생을 살기가 편하다. 옛날에는 하나하나에 마음쓰고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었다. 요즘은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넘긴다. 어떻게 보면 회피라고 볼 수 있지만 회피하지 않고 부딪치다 망가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하나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벌써 20대의 절반이 지나갔는데 나머지 절반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나 자신이 매우 궁금하다. 나는 항상 나의 결정에 확신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지금이 성인되고 가장 불안한 시기가 되어버렸다. 2027년에 2026년을 되돌아보고 있을 때 '결실의 해'라는 키워드로 요약이 되었으면 좋겠다. 꼭 2026년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언젠간 그렇게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Park Sang-uk

Park Sang-uk

Sou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