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ivity Stack: 생산적인 삶을 위한 도구들

나는 항상 생각이 많았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에서의 용어를 빌리면 ‘생각 과잉‘이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마음 속에 항상 품으며 다녔다. 인간의 뇌는 용량이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가득 차있으면 더 이상 새로운 생각이 들어오지 못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총 두 가지이다. 훈련을 통해 뇌를 더 잘 활용하거나 주기적으로 비워주거나. 나는 후자를 택했다.
떠오른 생각을 그냥 버려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 최근 한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되돌아보자. 최소한 하나쯤은 괜찮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을 놓치지 말고 바로 메모하여 정리해놓는다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시행착오를 겪어 나만의 'Productivity Stack'을 완성했다. 이것들만 있으면 하루를 굉장히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다. 단순히 시행착오라고 적었지만 약 5년 이상의 시간 동안 수많은 도구들을 사용해보고 직접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항상 남들이 여러 생산성 도구들을 어떤 조합으로 어떻게 활용하는지 너무 궁금했다. 하지만 원하는대로 깔끔하게 정리된 글이 많지 않았다. 특히 한국어로 된 글은 더더욱. 어느정도 'Productivity Stack'이 안정화된 만큼 이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고 느껴 이렇게 작성해본다. 이 글이 과거의 나 같이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표지판이 되어줬음 한다.
My Productivity Stack
- Todo: Things 3
- Inbox: Drafts 5
- Notes: Reflect
- Calendar: Google Calendar(Main), Apple Calendar(Sub)
Things 3


대부분의 사람들이 Task를 관리한다고 하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1) 시간까지 세세하게 나눠 계획을 짜거나, (2) 할 일을 리스트로 정리해놓거나. 나는 둘 다 시도해봤고 미리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후자를 택했다. Time Blocking 방식으로 세세하게 다음 날 계획을 세워본 경험이 있긴 하다. 하지만 나는 아래 두가지 이유 때문에 금방 그만뒀다.
- 계획을 못 지킨다.
- 이로부터 오는 죄책감.
1번 이유에 대해 핑계를 하나 대자면 삶은 항상 우리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어디서 오는지 자꾸 생긴다. 여기서 끝나면 상관 없을 수 있는데 죄책감까지 느껴진다. 내가 이것도 못 이뤘다니. 내일 계획을 또 수정해야 한다니. 하지만 단순 Todo로만 계획을 짰을 때는 내가 투자한 시간 대비 죄책감이 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GTD(Getting Things Done)라는 할 일 관리 방법론을 적용한 후 내 Task 관리에 완벽함을 느낄 정도로 만족했다. (내가 GTD를 Things에 어떻게 적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블로그 글로 작성하겠다.)
할 일 관리 도구라 하면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유명한 것들만 나열해보면 Todoist, Things 3, Omnifocus 4, TickTick 정도가 있다. 나는 이를 다 사용해보고 결국은 Things 3로 결정했다. 내가 도구들을 결정하는 데에는 가장 큰 사항이 있다. 밑에서도 다 적용되는 사항이다. 미니멀하고 예뻐야 한다. 예쁘지 않으면 매우 매력적인 기능이 있더라도 이를 조금이라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포기해버린다.

내가 Things 3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미니멀하고 예쁘다. (Apple Design Award를 수상했다.)
- GTD를 적용하기 편하다. (Area, Projects, Tag 속성, Anytime List, Someday List)
- Calendar 연동이 가능하다. (Apple Calendar만 가능한 것은 조금 아쉽다.)
- 속도 및 동기화가 빠르다.
- 반복 기능이 굉장히 자세하다.
사용하다보니 느낀 단점도 있다.
- Apple System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 (Android, Windows 앱이 없다.)
- 이미지 첨부를 하지 못한다.
- 최근 들어 업데이트가 뜸해졌다.
- 가격이 너무 비싸다.
종합해보자면 애플의 기기들을 주로 사용하고 미니멀하고 예쁜 할 일 관리 도구를 찾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앱이다. 속도도 빠르고 반복 기능도 내가 사용해본 도구들 중에 가장 자세하다.
하지만 가격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Things 3는 iPhone and Apple Watch, iPad, macOS용 앱을 다 구매해야 한다. 그렇다고 가격이 싼가? 그것도 아니다. iPhone and Apple Watch 용은 $9.99, iPad 용은 $19.99, macOS 용은 $49.99해서 총 $80쯤 된다. 한화로 약 10만원 조금 넘겠다. 다만 구독제가 아닌 평생 구매라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점이다.
Drafts 5


내가 지향하는 시스템은 하나로 입력하여 하나로 정리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밑에서 나올 Reader 앱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앱이라고 볼 수 있다.
Inbox용 앱으로 최고이다. 타 생산성 도구들과 연동성이 너무 좋다. 웬만하면 ‘Drafts, ${tool}' 이런 식으로 구글에 검색하면 공식 커뮤니티에 누군가가 다 올려놓았을 것이다. 나는 현재 Things와 Reflect와 연동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나는 Inbox Zero를 지향한다. 수집함에 생각들을 모아놓고 주기적으로 정보에 맞는 곳으로 옮겨 Zero의 상태로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하여 무언가 생각이 났을 때 까먹기 전에 바로 이 앱을 켜서 내용을 입력하고 해당 일이 Todo이면 Things로, 그 외면 Reflect로 보낸다. 그러면 각 도구들을 사용하여 매 저녁 Daily Review 시간 또는 여유로울 때 들어가서 정리해놓는다.
구독제이고 Action 들을 편집하려면 Pro 요금제를 구독해야 하는데 월 2,500원, 연 25,000원이다. 가격 대비 사용률은 가장 높은 것 같다.
Reflect

이 글에서 소개하는 도구들 중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도구이다. 나는 약 4년 동안 Bear를 사용해왔다. 간단하고 예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당시에는 굉장히 만족했다. 단순히 글을 메모해놓는 용도였으니까. 4년 동안 사용하고 다시 결제를 하려고 한 순간 과연 내가 이 메모 앱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다른라는 의문과 함께 다른 서비스를 사용해 내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개념은 Second Brain이다. 해당 개념을 접하고 난 이후로 나만의 두번째 뇌를 구축해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그 결과 수많은 삽질을 했다.
Bear를 떠나 Note taking Application 정착을 위해서 다양한 서비스들을 시도해봤다. 지금까지 시도해본 서비스는 Evernote, Notion, Obsidian, Logseq, RemNote, Roam Research, Mem.ai, Heptabase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결국은 Reflect에 정착했다. 지금 이 글도 Reflect에서 작성 중이다.

Reflect는 Network 기반 note-taking 앱이다. 아웃라이너 형식으로도 작성할 수 있고 마크다운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부 지원한다. 생긴지 상대적으로 오래되지 않은 회사이다 보니 업데이트가 굉장히 빠르다. 이 회사만의 철학이 있어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등 생산성 관련한 내용을 Reflect Academy라는 곳에 주기적으로 업로드한다. 또한, 영어로만 되어 있지만 유튜브 채널도 존재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Read-It-Later 앱 용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내가 Reflect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추후 블로그 글로 자세히 설명하겠다.
현재 iPad, iPhone, macOS(Intel, Apple Silicon) 앱이 존재한다. iPad 앱은 Beta 이지만 완성도가 높은 편이라 거의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내가 정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일단 심플하고 예쁘다.
- Networking 기반 note-taking 앱이다.
- Backlink를 지원한다.
- Graph view가 굉장히 깔끔하다.
- AI 기능을 접목시켜 노트 작성 및 검색 기능에 도움이 된다.
- End-to-end 암호화로 안전하게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보관할 수 있다.
- Google Calendar, Outlook을 연동하여 쉽게 미팅 일정 및 내용 등을 관리할 수 있다.
- 업데이트가 빠르다.
- 이메일 대응이 굉장히 친절하다.
단점은 아래와 같다.
- 가격이 너무 비싸다. 연간 16만원 정도이다.
- 한글 지원이 살짝 아쉽다. 타 블로그 과거 글을 보면 입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런 현상은 사라졌다. 하지만 검색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느껴진다.
- 아이패드 앱에서 세로로 사용할 때 매우 불편하다. 사진에서 보이는 양 옆에 사이드 바가 나오지 않는다.

Reflect는 구독제이고 특이하게 월별 요금제가 없다. 무조건 연간 요금제이다. 가격은 연 $120이다. 한화로 약 16만원 정도이다. 많이 부담스러운 가격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전혀 이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단 자신에게 맞는 도구인지 확인해보기 위해 무료로 14일 동안 이용할 수 있으니 사용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학생 인증을 하면 1년 무료로 쓸 수 있는데 해당 내용을 참고해서 이용하기를 바란다. 현재 나도 학생 인증을 통해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Google Calendar (Main), Apple Calendar (Sub)

대표적인 두 캘린더 앱이다. Main, Sub로 나눠 두 서비스 모두 사용하고 있다.
일단 둘 다 깔끔하다. 기능도 어느정도 비슷하다. 나는 캘린더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캘린더를 사용하는 용도가 한정되어 있어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GTD 개념을 적용시킬 때 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태스크는 Things에 입력하기에는 기능적인 부족함이 존재하고 목적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따로 ‘일정’이라고 정의하여 캘린더에 입력한다. 해당 과정에서 캘린더는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회의를 진행할 때 Google Meet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데 편하게 접근 및 수정하기 위해 Google Calendar는 필수적이다. 구글 계정이 다양하여 웹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로컬에서만 접근가능한 Apple Calendar는 아쉬운 경우가 많았다.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서비스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하여 Google Calendar를 쓰려고 했는데, 걸리는 부분이 꽤 있었다. Things는 연결하는데 Apple Calendar만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진짜 사소할 수도 있지만 나는 캘린더 앱에 접속하는 이유는 일정 추가, 확인 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 또는 내일 하기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Things 3 앱에서 내 일정들이 연동되어 볼 수 있어야 했다. 그리하여 Apple Calendar는 단순히 중간에서 연동해주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나의 ‘Productivity Stack’을 소개해봤다. 해당 구성은 다양한 경험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내용에도 나와있듯이 수많은 도구들을 시도해봤고 그 중에서는 꽤 잘 사용하다가 변경한 것도 있다. 각자 원하는 기능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너무 이 구성을 그대로 가져가려 하지는 말고 하나씩 시도해 본 다음에 자신에게 맞는 것들을 택하길 바란다. 그래도 이 도구들의 시너지는 분명할 것이다. 이 글은 내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에 대한 것에 집중했다면 조만간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이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작성해보겠다.